영화

2024-8. 조커: 폴리 아 되 (토드 필립스, 2024)

sihoonchris 2024. 10. 3. 21:42

 

어제 퇴근하고 바로 보고 왔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던데, 어쨌거나 나는 만족했다.

 

1. 뮤지컬

나도 초반에는 이 점이 어색했다.

나 역시도 전작의 조커를 기대하고 보러 갔기 때문에 

극의 흐름 속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대사를 대신해버리는 노래들이 여간 거북한게 아니었다.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린 것 같은데,

내 생각에 뮤지컬은 아서 플렉의 심리 상태, 감정,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영화적 도구인 것 같다.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생각이고, 실제로 감독이 의도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나는 더 나아가 - 어찌보면, 무대에 올라 대중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코미디 하길 열망하는 아서 플렉의 머릿 속엔

영화 속 뮤지컬 장면들이 이미 가득 채우고 있지 않았을까 - 라는 생각도 한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여기서 온다.

 

전작의 조커가,

어디까지가 아서 플렉의 상상(또는 착각)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헷갈리는 모호한 경계 속에서 극이 진행되며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몰입감과 압도감과 느끼게 했다면

 

이번의 조커는

아서 플렉의 내면과 현실이 뮤지컬이라는 요소로 인해

명확하게 구분지어지기 때문에

전작만큼의 몰입감과 압도감은 없었던 것 같다.

 

2. 할리퀸

사실 영화의 흐름 속에서 조커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거의 없다.

(물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긴 했다.)

그에 따라 아서 플렉은 주변 인물들에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나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여기서 온다고 생각한다.

 

아서 플렉은 정신병원 음악실에서 "리(할리 퀸젤, 또는 할리 퀸)"를 만나게 된다.

아서 플렉은 리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그녀를 신뢰하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하며

그의 내면과 외면, 생각과 행동 등 모든 면에서 변화들을 보여준다.

 

이처럼 주변 인물들과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아서 플렉과

그 캐릭터가 보여주는 인물의 입체성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이 영화를 좀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3. 그래서

전작의 조커를 기대하고 본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안보기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정말 미쳤고 

레이디 가가의 노래는 여전히 엄청나다 - 물론 연기도 잘한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조커: 폴리 아 되"의 네이버 평점은 5점 중반이다.

관람평을 보면, 1~2점대의 평점과 9~10점대의 평점이 극명하게 나뉜다.

중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  직접 보고 판단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