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나이를 먹었다' 까지는 아니고,
'더 이상 어리지 않다' 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조금만 덜 자도 다음 날이 너무 피곤할 때,
요즘 유행하는 것들이 공감되지 않을 때,
그리고 영화를 보고 섬세한 표현들이 느껴질 때
대표적으로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가 그러했다.
20대 초반에 봤을 때는 솔직히 너무 지루했다.
이 영화를 왜 걸작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졸면서 봤다.
하지만 20대 후반에 들어서 다시 봤을 때는 달랐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감정선과 감독이 연출해내는 장면들에 감탄했다.
2.
이번에 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그러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나 많은 탄성을 내뱉었는지 모르겠다.
박해일 배우가 보여주는 인물의 심리와 갈등,
탕웨이 배우가 만들어내는 극 중 긴장감,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그려내는 감각적인 미장센
이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올해 본 영화들 중에 제일 여운이 깊었다.
3-1.
이 영화를 보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3-2.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면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낼까?' 하는 생각이 들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면 '어떻게 이런 장면을 만들어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대단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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